10. 22. ~11. 2. KCDF갤러리

「지모신 地母神」
젊은 시절 나를 매료시켜 도예과를 가게 만든 옹기는 사계절이 무수히 변하며 반복되는 동안 꾸준히 미련스럽게 매달리고 있는 주제이자 삶의 테두리다. 내게 있어 옹기는 봄에는 사람들이 모여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듯하고 겨울에는 눈을 이고서 묵묵히 세월을 인내하는 돌무더기 같이 느껴졌다. 따라서 여름의 푸르른 소나기와 천둥 같은 에너지, 가을의 깊어지는 하늘과 붉게 물드는 노을 등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옹기에 담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자연과 자연스러운 것은 하나이므로 내 행위 또한 그러하기를, 인위이되 한없이 자연스러워서 자연 속으로 그 흔적이 남지 않기를 바라본다. - 작가 노트
사진.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