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도기박물관 특별기획전 <소소한 일상: 생활도자>가 3월 28일부터 8월 31일까지 영암도기박물관에서 열린다. <소소한 일상: 생활도자>는 조신현, 이창화, 이상호, 심사영, 조원석, 우시형, 김하윤 7인의 작가가 참여해 생활도자의 미감이 의·식·주와 관련된 일상 전반에 녹아들도록 유도했다. 삶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감상의 대상으로 전환된 도자를 내세워 그 아름다움을 탐구한 흔적을 살펴본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조신현의 「선의 흐름」 연작이 전시의 서막을 올린다. 작가는 옵티컬아트의 순수한 시각상의 착시 효과를 도예의 범주로 끌어들였다. 역상감 기법으로 채운 세밀하고, 촘촘한 선들이 일렁이는 효과는 일루전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움푹 파인 곡선형 양감은 흘러가는 듯한 인상으로 운동감을 배가시킨다. 작가는 색면 대비로 채워낸 선의 추상성을 기器의 조형 안에 담아내고자 했다.
과거 존재했던 것과 현재 존재하는 것의 연결은 예술의 동시대적 표현을 내실 있게 호소한다. 이창화의 작품은 찬란했던 도자 역사에 진취적인 상상력을 입힌 것으로, 전통과 현대를 중개한다. 그로써 과거 존재와 매개하여 동시대에 요구되는 이미지를 획득하고자 한다. 주자 표면에 얼굴을 조각하거나 청룡상 위에 화기를 얹으며 조형과 실용기의 경계를 흐리기도 한다. 이는 과거를 맹목적으로 지지하거나 단순한 참조 대상으로 삼지 않고 유희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의 결실이다.
조원석은 세라믹 크레용으로 기물을 색칠해 유년 시절의 상상력을 끄집어낸다. 순수했던 시선으로 돌아가 구축한 고유의 세계관을 ‘플레잉 월드Playing World’라 명명했다. 별개의 시간에 존재하는 두 자아가 맞닿아 표현의 접점이 만들어진 것이다. 흙을 조물거리고, 크레파스로 내키는 대로 낙서하며 놀았던 유희를 고유의 도자 언어로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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