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의 그릇은 일기일회一期一回의 다양한 표정을 지녔고, 아이스그린, 블루그레이 등의 다채로운 색의 세계에 빠져드는 듯한 아름다운 울림으로 세대를 걸쳐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14일까지 그의 국내 첫 개인전이 피노크 성수에서 열렸다. 색의 기원을 향한 그의 탐구 정신, 작품 활동의 원천, 그리고 한국에서 열린 첫 개인전의 감회 등을 들었다.
Q.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게 되셨는데, 그 소회는 어떠신가요?
A. 전시장에 찾아와주신 한국 분들이 제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실지, 전시에 대한 반응은 어떨지 기대가 큽니다. 저도 매일 같이 여러 도예가의 그릇을 사용하며 마음을 풍족하게 채우
고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그리운 한때를 추억하는 것처럼 제 그릇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릇은 국적을 불문하고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SNS를 통해서도 해외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작품을 통해 전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물레 성형으로 형태를 빚고 흰색 베이스로 유약과 산화금속을 스프레이로 겹겹이 뿌려 그라데이션 효과를 연출하며, 그 농도에 따라 흘러내리는 효과를 조절합니다. 저의 이상은 자연에 있는 과실 같은 존재입니다. 원형의 스케치를 그리지 않고, 점토만 준비되었다면 순
간의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작업합니다. 최근에는 전 부분을 변형시켜 꽃 모양 그릇에 유
약의 색채감을 입혀 생명력을 가중시킨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동백나무 재를 유약에 혼합해 연한 볼에 물들인 듯한 인상을 주는 시리즈도 있습니다. 간단하고, 부드러운 형태를 추구하며, 식탁에서 사용하기에도 이해하기 쉬운 그릇을 만들고자 합니다.
Q. 도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듣고 싶습니다.
A. 저는 어렸을 적부터 점토를 좋아해서 자주 가지고 놀곤 했습니다. 프라모델처럼 완성형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점토는 어떤 형태로도 빚어낼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 꼈던 것이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도예를 처음 입문할 때의 선생님께서는 전통공예를 하시는 재유 전문가셨습니다. 콩, 양파 등 다양한 재유 과정을 배우며 이런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작품에서도 블루, 그린 등의 색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재유를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꽃무늬 접시를 보여주면서) 처음 제가 연구한 흰 유약에 재를 섞었을 당시 굉장히 놀랐습니다. 뚜렷하지 않지만 우아한 아름다움이 그릇에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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