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ACC 아시아 네트워크 <길 위에 도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기관 의제인 ‘아시아 담론의 활성화’를 위해 2017년부터 마련된 연례 사업의 일환이다. 이번 전시는 이주 경험을 가진 작가 4인의 현대도자를 통해 인류의 역사적 이동에 따라 아시아에 내재한 상징 요소들이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되는 과정을 조명한다. 스티븐 영 리는 항아리의 형태를 찌그러트리거나 깨트려 완벽한 정형미를 최고로 여기는 도자의 전통적 관습에 도전하고, 세 오는 꽃, 연못 등의 자연적 모티브를 담으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분노를 구멍 뚫린 기형을 통해 표현한다. 린다 응우옌 로페즈는 일상의 사물들을 유머러스하게 의인화하면서 멕시코의 모자이크 기법을 차용해 운동감을 표현했고, 에이미 리 샌포드는 캄보디아 흙으로 빚은 도기들을 깨트리고, 다시 실로 이어 붙이는 퍼포먼스 작품으로 집단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고자 한다. <길 위에 도자>는 양식사적 해석이 아닌 인류의 역사와 맞물린 이주 현상을 현대도예로 새롭게 읽는 시도이다.
참여작가: 린다 응우옌 로페즈, 세 오, 스티븐 영 리, 에이미 리 샌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