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곳의 모습은 전 세계 그리고 각 지역에서 모인 사람들이 뿜어내는 사회·문화적인 다양성과 함께 조화롭게 공존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은 마치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꼬여 있는 관계와 구조처럼 아이러니하다. 눈으로 보이는 대상의 모습은 동일하지만 대상이 지닌 보이지 않는 논리에는 저마다 분명한 차이를 갖는다. 이는 인간이 각자의 배경에 따라 세상을 인식하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고정되지 않고 항상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이렇듯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당연히 진실이라고 믿는 표상이 실제로는 절대적이지 않기에 다양성을 인정하고 억압된 인식의 차이에서 벗어나 고정된 관념이나 표상의 틀을 무너뜨려야 한다. 지현이 작가는 대상이 지닌 논리를 해체하고 새롭게 펼침으로써 양가적으로 혼재된 관념의 경계를 흩뜨리고 낯설게 바라보며 작품의 지평을 넓히는 시도를 보여준다. 작가는 다른 문화권에서 이방인으로 경험한 것들을 온전히 몸과 정신에 기록하여 본래의 땅으로 돌아와 일상을 이어 나가는 이 시점까지도 포괄한다. 이렇듯 작가에게 해당 장소에 대한 경험은 예 술적 영감으로 작용하여 반복되는 일상에 거리를 두고 기존의 논리와 언어를 무력화 시키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다. 이는 인식 속 단단히 고정된 관념의 경계를 허물면서 또한 연결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작가의 작품을 채운 전시장은 공간의 개념을 초월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덧붙여 새로운 차원으로 가득 채워지는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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