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_ 유태근, 검이불루 화이불치>
‘흙이 춤춘다. 천천히, 빨리 걸으며 춤춘다.’ 청마 유태근 작가의 작업을 마주하고 명쾌하게 좁힐 수 없었던 그
무엇이 번뜩, 이렇게 정리되었다. 작가의 작품은 생활자기, 다완, 달항아리, 오브제 그리고 수묵 추상까지 그 한계를 알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도자 역시 순백자는 물론 귀얄, 분청 덤벙, 금채金彩, 옻칠 작업, 연리문, 청화, 동화, 흑도까지 기법이 무궁무진하다. 작가의 작업실에는 엄청난 양의 작품들이 흐트러짐 없이 정리되어 있다. 삶의 철학을 녹여낸 이 작품들 앞에서 작가는 스토리 텔러가 되어 관객이 ‘어째서 진정한 예술이란 생활예술이어야만 하는가’를 깨닫게 한다. 이런 작가와 작품을 서울숲 세라믹 스튜디오에서 미술주간에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미술주간Seoul Art Week은 국내 최대의 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세계적인 규모의 프리즈 아트페어Frieze Art Fair가 열리는 기간에 서울 전역의 공·사립 미술관, 갤러리 등이 함께하는 축제이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전 세계 미술 관계자와 애호가가 함께 하는 기간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두고 싶다. 가장 공예적인 그의 작업이 얼마나 예술적이고 얼마나 전위적인지가 드러나게 될 것이고 공예적 시각에서 포착되지 못한 작품의 의미-작품에 내포된 진리-가 조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시기간 중에 마련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은 작가의 치열한 작업과 삶에 관한 얘기는 물론 공예와 예술사이의 담론들까지 시원하게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작가는 물론 작품의 존재 양태를 잘 암시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서 화려함의 극極이 보이고, 절제미의 극極마저 드러날 때 저만치서 수더분한 덤벙 분청과 민틋한 달항아리가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임을 알게 한다.
-----이하 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3년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