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I | SPECIAL FEATURE I]
도자기 수리·복원의 시대적 흐름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과거의 도자기 수리·복원 사례
도자기는 재질의 특성상 충격에 매우 약한 유물이다. 따라서 종교적, 예술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고난도의 제작기법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도자기가 파손되면 수리하거나 복원하여 사용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수리·복원은 기원전 5000년경의 고대 수마리아 유물에 역청을 사용하여 수리·복원하였다는 논문이 발표되었고, 일본의 경우 기원전 2500년부터 균열이 발생한 토기에 옻칠로 수리·복원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전부터 도자기의 수리·복원이 행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원전 4000년경의 갈머리유적 출토 토기편 등 여러 유적에서 수리·복원을 위해 구멍이 뚫린 토기들이 발굴되었고, 평택 대추리 출토 대형옹관 파편에서 접착제로 옻칠을 사용한 사례가 발견되고 있어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자기의 접합에 사용된 접착물질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대부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들이 접합에 사용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물질이 나무에서 추출된 접착제로 자작나무, 옻나무, 소나무, 느릅나무 등의 진액tar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쌀이나 밀 등 식물의 열매나 뿌리를 가공하여 제조한 녹말풀도 도자기의 접착에 많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동물의 가죽이나 뼈, 분비물 등에서 추출한 아교, 어교, 셀락, 밀납 등도 있으며, 계란 흰자처럼 접착성분을 가진 단백질도 빈번하게 사용된 접착제이다. 이러한 접착물질은 19세기에 이르러 과학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물질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합성수지가 등장하면서 자연에서 얻었던 기존의 접착제를 대체하였고, 20세기에는 문화재 접착에 특화되고 적합한 합성수지가 문화재 재질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개발되어 문화재의 수리·복원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재 출토되었거나 전세된 도자기 중 수리·복원이 확인된 사례는 매우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깨진 토기 조각을 접착제로 붙이고 양쪽에 구멍을 뚫은 뒤 나무껍질 또는 가죽 등으로 묶어서 수리한 사례(그림 1-1)가 국내·외에서 많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자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파손된 구연을 수리·복원하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금속으로 만든 테두리를 구연에 씌우는 기법(그림 1-2)과 파손된 조각을 접착제로 부착한 후 양쪽에 구멍을 뚫고 꺽쇠rivet를 박아 수리·복원하는 기법(그림 1-3)으로 처리된 도자기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19세기 이후 중국, 한국 등 아시아에서는 결손부에 주사비(구운 토분과 옻칠을 혼합한 물질)로 복원한 후 금박을 표면에 장식하는 기법(그림 1-4)이 유행하기도 하였는데, 과거의 수리·복원은 보존윤리의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시기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도자기의 원형보존 등 보존원칙을 위반한 채 기능을 회복시켜 재 사용하기 위한 처리가 대부분이었다.
과거의 도자기 수리·복원 사례
현대의 도자기 수리·복원 과정
현대의 도자기 수리·복원은 과거와는 달리 처리과정 중에 도자기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보존윤리를 준수하면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과정은 대체로 처리 전 조사 → 세척 → 강화처리 → 접합 → 복원 → 색맞춤 및 유약처리 → 마무리(처리 후 기록)의 순서로 진행한다.
— 처리 전 조사는 먼저 육안이나 현미경 관찰을 통해 도자기의 색깔과 제작기법, 문양, 유약의 박락과 같은 재질의 손상여부를 파악한다. 내부 균열이나 예전에 복원된 부분은 X-선 투시촬영, CT촬영 등의 조사를 통해 현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한다. 또한 각종 분석을 통해 주요성분을 알아내고, 소성온도 및 산지를 추정하여 각종 연구자료로 제공한다. 이러한 조사가 끝나면 처리 전 사진촬영을 실시하고 향후 사용할 약품이나 처리방법을 결정한다.
— 세척은 도자기 표면의 먼지 및 침전물은 따뜻한 중성세제로 세척하고 기름기는 유기용제로 제거한다. 균열내부나 빙렬 내부에 스며든 오염물은 과산화수소수를 10% 이하로 희석한 용액을 흡수한 습포제로 감싸거나 침적시켜 오염물을 표면으로 용출시켜 제거한다. 비교적 단단하게 부착된 이물질은 스팀세척기를 사용해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염분이 많은 지역에서 출토된 도자기는 거즈로 감싼 다음 흐르는 물에 침적시켜 염분을 녹여 내면서 제거한다. 세척 시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사적 흔적, 문양, 채색물질 등 제작기법을 알 수 있는 여러 가지 단서를 제거해서는 안되며, 표면손상의 우려가 있으면 제거하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게 좋다.
— 강화처리는 태토가 연약한 연질 토기나 만지기가 어려울 정도로 약한 토기는 분무기에 2~5% 농도의 아크릴 수지 강화제를 넣고 표면에 분사한다. 분사된 강화제가 경화되면 위의 방법을 4~5회 정도 반복하여 강화처리 한다. 도자기의 유약이 약화되어 박락되기 쉬운 부분에 아크릴 수지나 수용성에멀젼 등의 강화제를 피펫이나 주사기에 넣어 주입하는 방법으로 강화처리를 실시한다.
<</SPAN>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2년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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