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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월호 | 특집 ]

특집3) 차도구 수리에 관한 단상
  • 편집부
  • 등록 2020-10-06 11:48:42
  • 수정 2020-10-06 11: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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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III 
차도구 수리에 관한 단상
글·사진. 박순관
도예가

 

수리와 복원에 대하여
도자 기물은 깨지는 일이 적지 않다. 좋은 작품은 가격이 만만치 않고 특히 차에 관한 용기는 다른 실용기에 비하여 좀 더 고가인 것이 일반적이다. 다관의 경우 이를 사용하다가 뚜껑을 떨어뜨려 깨뜨리거나 손잡이를 부러뜨리기도 한다. 특히 물꼭지는 끝이 얇아서 조금만 부딪혀도 잘 깨지는데다가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 조금만 상해도 사용하기엔 난감하다. 그렇다고 버리자니 마음이 아프다. 반면 새로 구입한 다관의 물꼭지가 단수가 잘 안된다며 불편을 호소한다. 이럴 때 도자기 수리 기술을 발휘한다면 얼마나 유용한가? 문화재 복원이 아닌 생활용기 정도야 조금만 배우면 쉽게 수리 할 수 있고 더욱이 창의성이 남다르다면 수리를 넘어 새로운 창작의 세계로 나아갈 수도 있다. 문화재적인 가치가 있는 손상된 유물은 그대로 복원하여 자료를 남기는 일이며, 골동계에서는 수리를 함으로써 가격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생활 속에서 그릇의 가격의 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에게는 추억이 있다거나 물려받은 귀한 것으로서 연이어 잘 사용하거나 혹은 후세에 물려줄 것이라면 자신에 맞게 고치거나 더욱 아름다운 수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현재 인터넷이나 유튜브You Tube, 핀터레스트Pinterest에는 도자기 수리에 대한 실례들이 무수히 많다. 도예가나 수리전문가의 작품은 물론 일반 애호가들의 개성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수리한 작품들도 많다.
필자는 수리에 대한 미학적 관점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오랫동안 차생활을 하면서 손상된 그릇들을 수리해 사용하면서 귀한 도자기들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도록 그 생명을 연장시켜온 실례를 통하여 선보이려 한다.

내화갑 구이의 나무 손잡이 다관
이 다관은 번조온도가 너무 높아서 물꼭지가 돌아가고 옆 손잡이는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철분이 잘 녹아 흙의 색상이나 질감이 살아나있는 분위기 있는 다관이다. 그래서 손잡이를 조금만 남긴 후 나머지는 다이아몬드 날로 잘랐다. 그 안에 접착제에 나사를 넣어 굳힌 다음에 이름모를 아주 단단하고 무늬가 예쁜 열매를 붙였더니 손잡이의 질감도 좋고 새롭고 힘찬 모양의 다관으로 재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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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백자 귀때사발 (수구)
골동 백자 다관은 귀하고 고가여서 실제 사용하기에는 쉽지 않다. 귀때사발도 역시 귀하다. 간혹 보이는 것도 사실은 약이나 귀한 기름을 따르기 위한 용도이지 차 용도는 아니다. 필자는 골동 백자 잔이나 잔받침을 많이 사용하면서 늘 수구가 없는 것을 아쉬워하던 차에 깨지고 일그러진 일반 사발을 수리하다가 우연하게 수구로 변신시켰다. 퍼티로 생긴대로 붙여 가다가 한 쪽으로 늘려가며 물대로 변형시켰다. 앞에 붙었던 가마벽 조각이나 그릇 파편은 완전히 갈지 않고 손을 다치지 않을 만큼만 갈아서 손가락에서 미끄러지지 않을 정도만 남겼다. 작지 않은 흠이었지만 나름의 역할을 맡긴다.
안바닥과 굽엔 모래받침의 흔적이 남았다. 안은 어느 정도 깨끗하게 갈아내었지만 굽은 밑바닥만 갈뿐 바깥이나 안쪽은 손을 다치지만 않을 정도로 갈아 까실함을 그대로 두어 원래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 모래알은 그릇을 포개어서 값싸게 만들어 대중에게 보급한다는 사기장인의 배려였기에 차인들은 그걸 수행의 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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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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