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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월호 | 해외 ]

멕시코 와하카 Oaxaca 주의 도자기②
  • 편집부
  • 등록 2020-07-14 18: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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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와 흙 ④
뿌리깊은 흙, 여성도예가들
멕시코 와하카 Oaxaca 주의 도자기②

글·사진_홍 은 자유기고가

멕시코 와하카주의 도자기 마을들은 도자기 색으로 별칭이 불려 지기도 한다. 지난 달에 소개한 ‘검은 도자기 Barro negro ’라 불리는 산 바르톨로 코요테펙 San Bartolo Coyotepec 를 비롯해 ‘초록 도자기 Barro verde ’의 산타 마리아 아트솜파 Santa maria atzompa (이하 아트솜파), ‘붉은 도자기 Barro rojo로 알려진 산 마르코스 뜰라빠솔라 San Marcos Tlapazola (이하 뜰라빠솔라) 등 세 곳의 마을이 대표적이다. 초록 도자기와 붉은 도자기는 이 마을들의 여성 도예가를 만나는 여정을 통해 만나보았다.

루피나 루이스 로페즈 Rufina Ruiz Lopez , 아트솜파
초록 도자기 마을이라고 불리는 아트솜파의 도기는 유약이 초록빛이어서 그렇게 불린다. ‘유약을 입힌 도자 기 Barro vidriado ’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멕시코 전통도자에서 유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에 구별해 부르는 것이다. 아트솜파의 초록도기를 보았을 때, 필자가 도예를 배운 스페인 안달루시아 전통 도자의 초록빛이 생각났다. 유약을 입히는 기술이 없던 이곳에 스페인 식민지 때 도자유약과 기술이 전파된 것이다.마을초입에는 백여개가 넘는 마을 공방 도자기를 진열ㆍ판매하는 마켓이 있다. 마켓에서 마음에 드는 도자기를 직접 구입하거나 공방을 방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어 홍보관 역할도 하는 곳이다. 아트 솜파의 동네 길에서는 공방마다 도자를 바깥 진열대에 꺼내놓고, 동네 이웃이 필요한 그릇을 익숙하게 구매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릇을 만드는 이웃에게 그릇이 필요한 이웃이 구매를 하는 일상적인 모습, 예전에는 참 흔했을 모습을 아직도 볼 수 있는 것이 반가웠다.

아트솜파에서 만난 여성 도예가는 루피나 루이스 로페즈 Rufina Ruiz Lopez , (이하 루피)였다. 멕시코에서 인연이 된 예술 가 친구가 ‘전통과 혁신 사이의 경계를 겁없이 넘나드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도예가’라며 꼭 만나 보라고 소개했다. 저녁 무렵 방문한 루피의 작업실은 별다른 간판이 없는 너른 마당의 담장 높은 집이었다. 조심스럽게 ‘루피’ 이름을 부르며 문을 두드리니 기다렸다는 듯 문이 열리고 맨발의 한 여성이 반갑게 얼굴을 내밀었 다. 루피였다. 거침없이 맨발로 흙바닥을 가로지르는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앉을 틈도 없이 작업실 곳곳으 로 안내가 시작되었다. 마당 한가운데에 오래된 전통 흙가마가 들어서있고 작업실 안쪽에는 지역 도예가가 개발해서 만들었다는, 얼핏 거대한 용광로처럼 보이는 가스 가마가 자리하고 있었다.

“할머니와 어머니 모두 흙으로 살아오신 분들이었어 요. 어려운 삶을 흙 덕분에 이겨나갈 수 있었다고 늘 말씀하셨죠. 단 한번도 직업으로 도자를 배운 적은 없었어요. 그 시절 흙을 만지는 사람들이 그랬듯이 어머니에게 도자는 삶으로 배워진 것이에요. 그 삶에서 가장 큰 가르침을 받았어요.”

루피가 본격적으로 도자기를 시작한 것은 스무살 무렵이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흙 작업을 하는 어머니 옆에서 흙을 반죽하고, 모양을 만들며 자연스럽게 익혔다. 그래서 ‘흙이 있는 곳에서 태어나, 흙과 함께 살아 간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그런 그녀에게 몇 년 전 디자인 관련 학과와 연계된 학위 과정을 이수할 기회가 생겼고 그 시간은 루피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시간이 되었다. 수업 중에 작업한 결과물이 멕시코의 다른 도시 뿐만 아니라 미국, 벨기에 등 여러 나라에 알려지며 초대되었고,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루피의 공방을 찾아 멕시코의 아트솜파를 방문하고 그녀에게 도자기 워크숍을 요청하게 된 것이다.

“전통적 필요와 현대적 디자인을 담으면 보다 많은 사 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을 경험했어요. 전통과 혁신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흙 안에서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죠.“

루피는 어머니가, 그리고 자신이 작업해 온 오래된 작업실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종이 한 장을 꺼내 낙서하 듯 흙 한줌을 쥐고 이내 작업 모드로 전환하는 방식이 놀라웠다. 어머니 때부터 사용했다는 오래된 단지를 엎어놓고 그 위에 작은 타일 하나를 올려 판을 돌리는 ‘단지 물레’가 휘휘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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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9년 10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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