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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월호 | 해외 ]

기법으로써 사고하는 해외작가들
  • 편집부
  • 등록 2018-06-12 16:58:42
  • 수정 2018-06-12 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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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손의 기록 1
기법으로써 사고하는 해외작가들
손해원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도예 석사과정


1 작가 브라이언 지뉴스키 작업대에 놓인 기물들>


도자공예의 큰 틀은 전통을 중심축으로 두고 있으나, 세부 장르 안에서 는 작가의 손으로부터 무한한 가능성이 탄생한다. 이런 점에서 도자공예 는 제작자와 사용자혹은 관객 모두에게 항상 새롭게 다가온다. 현대 도예계 Contemperary Ceramics 에는 이렇듯 전통 기법을 각자의 개성대로 응용하여 도자 공예라는 장르를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작가들이 여럿 있다. 본 기사를 시 작으로 필자는 3회에 걸친 연재를 통해 미국을 주 무대로 하여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은 이 중 재 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참신한 시각적 언어를 구사하고, 공예의 의미를 현대에 맞게 진화시킨 작가들을 알아보려 한다. 앞으로 소개할 작 가 그룹은 도자예술에 관련된 학업을 마친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하고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이들을 중점으로 선정 했다.
브라이언 지뉴스키Brian Ginieski 의 작업에는 다채로움과 단조로움, 그리고 묵직함과 경쾌함이 공존한다. 미국의 현대도예계에는 액체처럼 흘러내 리거나 겹겹이 쌓아올려 덧칠한 것과 같은, 유약의 물질성을 시각적으로 강조해 표현하는 작가들이 마치 유행인 듯 상당수 있다. 이젠 어쩌면 흔 해졌다고 치부할 수도 있는 이 표현 언어를 지뉴스키는 절제되고 단순하 지만 경쾌함을 잃지 않은 디자인으로 승화시킨다. 유약은 일차적으로 도 자기의 표면을 덮어 보호하면서도, 기물에 색채와 광택도 등 다양한 시각 적 재미를 더해주는 전통적 역할을 수행한다. 예컨대, 유약은 도자기 표 면의 굴곡에 고여 음영과 은은한 양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처럼 유약 은 도자기를 보조하는 동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뉴스키의 작업에 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나, 유약을 다루는 그의 솜씨는 왠지 모르게 특별하 다. 보통은 주인인 기물이 유약이라는 옷을 입지만, 지뉴스키의 작업에서 는 유약이 기물을 부드럽게 집어삼키는 듯, 마치 기물이 유약의 보조적 존 재인 마냥 서로의 역할이 바뀌어 있다. 이 유리질의 물질은 컵, 그릇 또는 화병의 형태를 모방하며 자신의 물성을 한껏 뽐내고, 비교적 단조로운 형태의 기물 위에서 디자인적 요소로 작용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인 가마 속에서 선명히 볼 수 있는 유약의 아슬아슬한 움직임은 아이러니하게도 편 안함을 불러일으킨다. 리사 벨스키Lisa Belsky 는 슬립 캐스팅Slip Casting 을 응용하여 기器의 형태를 모방 한다. 벨스키는 직물로 직접 뜨개질하여 형태를 고안해내기 때문에 단순 한 기법 연구를 넘어선 더 큰 의의가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작가는 손쉽지 만 영리하게 섬유와 도자, 두 공예 분야를 융합하며, 슬립 캐스팅이라는 기 성 조형 기법을 새롭게 해석하여 작품으로 제시한다. 슬립 캐스팅은 본래 석고 틀에 이장 slip , 이하 슬립을 주입하여 틀의 원형을 다량 생산해내기 위한 성 형 기법이다. 벨스키는 석고 틀을 ‘실 그릇’으로 대체하여 새로운 효과를 낳 는다. 벨스키의 작업에서는 스스로 형태를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건조된 슬립이 기존과 같이 석고 틀에서 탈형 脫形하지 않는다. 되려, 슬립과 한 몸이 된 ‘뜨개질 그릇 ’이 가마 안에서 불 타 없어지는 .즉, 틀이 흙으로부터 탈형 하는.성형 과정에서의 주객전도가 발생한다. 뜨개질 원형과 분리된 흙은 가마 속 고온의 불을 채 견뎌내지 못하고 주저앉고, 열려 젖혀지고, 접히고 또 뒤틀리기도 하며 본디 온전함을 추구하는 슬립캐스팅의 목적을 거슬러 개성을 지닌 하나의 오브제로써 재탄생한다. 이와 같이 작가의 뜨개질로 만들어진 각각의 ‘실 그릇’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공예 예술품이며, 대량생 산을 위한 성형 방법을 하나의 특별한 사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역설적으로 활용한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집안 여성들에게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전통으로서의 뜨개질과 본인의 관계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뜨 개질을 통해서 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맞이하고 가족의 향수를 느낀다. 본 작업은 기억과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변화를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본인 에 대한 은유적 결과물이다.”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스스로의 작 품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의 작업 방법론 사이의 유사점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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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독자는 지난호보기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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