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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1월호 | 해외 ]

그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흙과 삶 남미 인디오 도자기 이야기(1)
  • 편집부
  • 등록 2018-02-04 23: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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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산티아고의 ‘프레콜롬비노precolombino1)(이후 인디오 도자기) 박물관’은 10년 전 남미를 여행했을 때도 들린 곳이었다. 그때는 그저 하나의 관광코스인 박물관이었을 뿐 나에게 그렇게 큰 의미로 남지 않았었다. 하지만 도자기를 공부한 후 다시 들린 그곳에는 수천년의 역사를 담은 보석같은 도자기의 역사가 있었다. 남미대륙이 콜럼버스에 의해 발견되기 이전까지 최소 칠천 년 이전부터 이어져오던 그 땅에 살던 원주민들의 도자기는 그들의 자연, 땅,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 일상 용기부터 제의의 도구들, 악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남아있었다. 큰 도구 없이, 흙으로 만들고 흙으로 장식한 그 시대의 도자기들은 각 지역의 원주민 문화와 자연에 따라 각기 모양도, 디자인도 달랐고, 수천년 전의 도자기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한마디로 ‘반해버렸다’고 해야 맞겠다. 그리고 그 반함은 짧은 여행 동안 그 자취를 가능한 만큼 찾아 만나보게 했다. 오늘의 시간 안에서 만나진 남미 인디오 도자기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도예가 페르난도

칠레의 인기있는 여행지 중의 하나인 북쪽 아타카마 사막지역에는 세계의 여행자들이 모여드는 오아시스 마을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이하 ‘산페드로’)가 있다. 작은 마을의 골목들은 여행사, 기념품 가게, 호텔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여행자의 삶 외엔 다른 것은 없을 것 같은 이 마을의 한 골목에서 발견한 공방은 그 마을에 사신 지 40년이 넘으신 페르난도 할아버지의 공방이었다. 투박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당이 넓은 오래된 할아버지의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당에 할아버지가 직접 만드신 소박한 장작 가마와 그 한켠에 위치한 진열장에는 먼지 가득한 할아버지의 작품이 진열돼 있었는데 주로 그 지역 인디오 도자기의 복제들이었다.
페르난도 할아버지는 한때 칠레 산티아고 대학 예술대학 교수셨다가 피노체트 독재시절 쫓겨나 이곳에 자리를 잡고 도자기 작업을 시작했다. 북쪽은 아따까메뇨atacameo라 불리는 원주민의 문화가 남아 있다. 도예가로서 자신의 오리지널 작품이 아닌 이전의 도자기를 복제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질문에 “인디오 도자기들이 점점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가는 것이 아쉬워 이를 복제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모양을 연구하고, 그 땅의 흙을 연구하며 그렇게 이어온 작업은 40년이 되었다. 특히나 칠레 북쪽의 흙은 소금기가 많아 채취한 흙을 여러번 정제하여 사용해야 하는데 이제는 그 기술을 아는 사람도 많이 남지 않았다. 전통 인디오 악기들 복제도 많았는데 각각의 소리를 내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오리지널과 같을 순 없겠지만 이 작업을 통해 사람들이 본래 이 땅에 있었던 문화의 한켠을 오랫동안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여러 곳에서 기법들을 배우기 위해 강의 요청을 하기도 해요. 복제 작업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새로운 창조의 작업이라는 자부심이 있어요.”
마을에 머무는 동안 할아버지의 공방에서는 지역 아이들을 위한 도자기 수업이 열리고 있었다. 이 작은 마을 어디에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있었는지 이틀 동안 거의 20여 명의 아이들이 와서 이 수업에 참여했다. 아이들에게 흙은 좋은 놀이감이었고, 어떤 고민도 없이 뚝딱뚝딱 여러 모양들을 만들어 나갔다..

 

“인디오 도자기든 현대 도자기든 도예는 흙으로 자연과 삶을 빚은 것이에요. 이 아이들이 처음 흙을 만나는 이 시간이 바로 오래 전 인간이 흙을 맞이했던 시간과 같다고 생각해요. 이 아이들은 이미 이 땅의 예술가들이죠.”

 

페르난도 할아버지의 꿈은 산 페드로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인디오 복제 도자기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아이들의 교육장이 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할아버지의 꿈이 다시 그 곳을 찾았을 때 이루어져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도예가 파울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민속 예술 박물관’을 찾은 날, 볕 좋은 박물관 뜰에서는 도자기 수업이 한창이었다. 이 수업은 특별히 ‘인디오 도자기’를 배우는 수업이었다. 한 달 정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머물 예정이었던 필자는 본래는 6개월 과정인 수업에 한 달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박물관과 책, 인터넷으로만 보았던 남미 인디오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도기의 모양과 얽힌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책과 도예가를 통해 듣고 읽으며 참여자들은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을 선택하여 만들어 간다.
이 수업을 진행한 도예가 파울라는 본래 영상을 전공했다. 91년 남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그곳의 원주민 도자기를 처음 접했고 이후 도자기를 배우고 도예가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인디오 도자기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08년 이후부터라고 했다. 특별히 인디오 도자기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녀는 답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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