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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9월호 | 해외 ]

전사의 역사Ⅰ
  • 편집부
  • 등록 2018-01-09 20: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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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라믹 프린트 A to Z ①

갤러리 안의 도자기가 나에게 말을 건다.
몇 천 년 전의 흙의 색감을 생생하게 느낀다. 손으로 대지를 맛본다.
영국 교외에서 산책도 한다. 귀족이 사는 화려한 집도 저 멀리 보인다.
접시 속에 여인은 흥겨운 노래를 부른다.
동물들도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꼬리를 흔든다.

 

 

「Enamelled copper Plaque with punch party」 England, London Battersea, 1753-5, Possibly engraved by Simon-Francois Ravernet, Enamelled Copper, Transfer Printed, Victoria and Albert Museum

 

도자기 속의 이야기이다. 영국에서는 ‘전사’라는 기술로 꾸며진 도자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전사는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손이 다 들어가다 보니 모두가 똑같은 이미지는 아니다. 오래된 전사 기물에는 나름의 깊이마저 느껴진다.
전사 이미지로 장식된 도자기를 영어로 트랜스퍼 웨어Transferware 혹은 프린티드 웨어printed ware라고 한다. 필자에게 영국의 전사 장식 도자기는 처음에는 과하게 느껴졌다. 화려한 색감과 너무나 자세한 묘사가 하얀 도자기의 배경을 다 덮어서 정신없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솔직함이 매력으로 다가온 순간이 있었다. 윌로우 패턴Willow Pattern 도자기, 그 패턴 안에 숨어있는 사랑과 비극의 비하인드스토리를 듣고 난 이후였다.
앞으로 본지에서 소개할 ‘세라믹 프린트 시리즈’는 영국 전사의 개요와 역사를 살펴보고, 실제 작업에 응용할 수 있는 테크닉을 소개할 예정이다. 전사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도자기 분야에서의 ‘프린트’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다루려고 한다.

 

전사의 역사
What?
도자기에서 전사轉寫란 트랜스퍼Transfer, 데칼Decal, 프린팅printing이라고 불리며 평면의 글이나 그림을 도자기에 옮겨 장식하는 기술, 프로세스를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전사는 사용하는 색의 종류, 유약과의 관계, 사용한 흙의 종류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단색 / 다색 (Mono-colour / Multi-colour)
상회 / 하회 (Onglaze / Underglaze)
도기 / 자기 (Creamware / Porcelain)
When?
도자기 전사 방법은 영국에서 상당 부분 발전되었지만, 1749년에서 약 5년 동안 이탈리아 도치아 공장Doccia Porcelain Factory에서 하회 전사를 이용해 포셀린에 장식한 기록이 있다. 도이치 공장의 「tea pot」이 그 예다. 배경은 붓으로 다시 색칠됐고, 스텐실을 사용한 흔적도 보인다. 전사 후에는 여전히 페인터가 일일이 그림을 다시 정리해야 했는데 자세히 보면, 사람과 동물은 전사로 장식됐다. 약 50여 개의 작품만을 초기 전사 기법을 이용해 제작했던 것으로 전해 내려온다.1) 1750년대 영국 초기 전사 발전에는 영국 동판화가 존 브룩스John Brooks가 큰 이바지를 했다. 그는 동판을 이용해 도자기에 에나멜 전사를 하는 기술의 특허권을 신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처음 상업적 규모로 전사를 도자기 그릇에 이용한 곳은 영국 우스터Worcester 공장으로 동판을 이용한 전사를 했다. 이곳에서 일했던 로버트 핸콕Robert Hancock은 처음 포셀린에 전사하는 기술을 발전시킨 판화가다.2) 그의 작품은 보우 공장Bow factory에서도 쓰였다. 1757~58년에 이미 보우Bow, 더비Derby, 그리고 리버풀Liverpool의 여러 공장에 제작방법이 전해졌다.
영국 전사 기물은 블루 앤 화이트 웨어blue and white ware가 가장 유명하다. 영국인들의 청화백자 사랑도 있었겠지만,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영국의 하회 전사underglaze printing 그릇은 기술적으로 파란색 전사만 가능했었다는 점이다. 1820년대가 되어서야 크롬을 이용한 초록색이 하회 전사로 가능해졌다. 한편 코발트블루 안료를 사용한 전사는 스포드 공장 창립자 조사이어 스포드Josiah Spode가 더욱 견고히 완성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3)

 

영국 도자기 마을이 있는 스태퍼드셔 지방이 산업 도자기의 중심이었다면 리버풀Liverpool은 특별히 도자기 전사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리버풀 지역 공장의 전사는 존 새들러John Sadler와 가이 그린Guy Green, 이 두 사람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이들은 처음으로 도기 타일 위에 전사하는 기법을 발명했다고 전해진다.4) 그들의 공장은 1756년부터 델프트 타일 위에 전사 장식을 입혔다.5) 1756년 당시, 배트 프린팅Bat Printing 방식을 이용해 6시간 동안 1,200개의 도기 타일을 장식했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100명 이상의 숙련된 타일 장식 도공들이 핸드 페인팅으로 같은 시간에 해낼 수 있는 양이었다.6)
초기 델프트 웨어 타일은 목판화Wood Block 기법으로 만들었고 새들러와 그린의 타일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이미지를 자세히 보면 섬세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곧, 아연과 동판화로 기법을 발전시켜 세부 묘사가 살아있는 타일을 만들게 된다. 대부분이 델프트 웨어 타일에 전사했고, 타일 이외의 기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검은색으로 장식했는데 초기에는 이렇게 단색으로 전사하다가 다색 판화 기법을 개발해 발전시켰다.
이들은 포셀린 표면 위에도 전사 이미지를 입히는데, 주로 7년 전쟁을 주제로 한 것들이었다. 새들러와 그린의 주된 사업은 크림 웨어creamware를 장식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전사로 장식한 도기는 영국 전역을 휩쓴다. 도기에 전사하는 것은 자기에 전사로 장식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였다. 당시 웨지우드에서 새들러, 그린과 파트너십을 맺고 도자기를 보내 장식하게 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1761년, 웨지우드는 그들에게 크림웨어 전사를 맡겼고 1795년까지 가이 그린과 관계를 이어갔다.7) 그 이후에 19세기 영국은 청화 도기 그릇이 시장을 장악한다.
이후 곡선에도 효율적으로 전사할 수 있었던 배트 프린팅Bat printing와 리소그래피Lithography, 패드 프린팅Pad printing, Murray Curvex을 거쳐서 1950년대에는 실크스크린 방법이 소개되었다. 지금도 실크스크린은 유성solvent-based 방식만 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이미 영국에서는 1998년에 수성 전사 방식water-based을 특허 내고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8)
21세기에 들어와 현재는 디지털 프린팅 기술이 발전되어 세라믹 프린트기에 전사 토너를 충전하는 식의 방법으로 도자 전사의 새로운 장을 열고 활발히 연구 중이다.

How?
상회전사ONGLAZE TRANSFER PRINTING
영국에서 가장 처음 상회 전사는 단색으로 라인이 표현되고 그 위에 에나멜 페인팅으로 덧칠하는 방식으로 채색되었다. 첼시 포셀린 공장Chelsea Porcelain Factory에서 만든 전사로 장식된 그릇 중 유일한 예가 대영박물관에 소장돼있다.

1. BLOCK PRINTING
1750년대 초기 타일은 목판화wood block로 찍은 전사로 콜드 프린팅cold printing 기술에 속한다. 리버풀에서생산된 영국 델프트 타일에서 발견되기도 하며, 효과적인 엠보싱 효과도 낼 수 있어 지금도 스튜디오 아티스트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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