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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월호 | 해외 ]

예술과 술수
  • 편집부
  • 등록 2010-04-01 20:14:09
  • 수정 2010-04-01 20: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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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술수
Art and Artifice


|최석진 미국리포터

 
지난해 12월,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제임스 메디슨 대학James Madison University의 소힐 미술관Sawhill Gallery에서 <예술과 술수>라는 주제의 초대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공예론Theory of Craft』의 저자 하워드 리사티박사Dr. Howard Risatti와 버지니아 박물관 거주 작가, 스티븐 그래스Steven Glass에 의해 기획되었는데, 점토, 유리, 금속, 나무, 섬유, 종이 그리고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질의 작품과 사물들, 선사시대 및 그리이스의 도기부터 현대 산업 제품까지 수천 년의 시간을 포함하며 수공예품으로부터 공예미술, 비디오 예술, 기계 생산품까지 광범위한 작품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어느 곳에서도 유래를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전시였다.

리사티 박사는 이번 전시 작품으로 모든 문화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거나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의자, 테이블, 책상, 그릇, 용기 등의 사물에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한다. 미술관에 들어가면 눈을 자극하는 밝은 색의 플라스틱 꽃과 오래되어 고개를 숙인 살아있는 꽃들이 관객을 맞는다. 자연의 시든 향이 시간의 경과와 예술의 의미를 음미하게 하는 것 같다. 장인의 숙성한 솜씨로 정교하게 가다듬은 나무 의자 옆에는 축구공 패턴의 기계 생산 의자가 전시되어있고, 2000여년 전의 그리이스 도기 옆에는 뉴욕 맨하탄의 퓨전 레스토랑에서 사용하고 있는 그리스 패턴이 그려진 종이컵이 놓여있다. 그 옆의 전시대 위에는 물레에 익숙한 이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비대칭형의 도자기 주전자와 튼실한 바닥을 가진 스타벅스 종이 커피 주전자가 같이 보이고 있다. 몇 개의 전시대를 지나자면, 벽의 세 개의 모니터에서 나오는 반복되는 소리를 감지하게 된다. 플라스틱을 두드릴 때 나는 낮은 소리와 도자기에서의 높은 소리의 서로 다른 음조와 잔음이 반복해 진동하며 사물과 예술의 의미를 들려준다. 이번 전시가 열린 미술관의 관장 게리 후리버그Gary Freeburg는 “<예술과 술수>전은 비교 과정을 통해 곧 버려지게 될 물건들과 오랜 생명을 가진 수공예품들의 미가 어떻게 표현 되는가에 대한 감각을 관람자로부터 이끌어 낸다. 또한, 사물에 스며든 장인정신과 사물에 부과된 기능을 넘어서 작가의 표현을 담고 있는 미술공예의 가치를 진술하고 있다.” 라고 말한다.
<예술과 술수>전은 우리의 삶 속에서의 오랜 시간 동안 연마한 예술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수공예’와 ‘공예예술’의 의미를 보여준다. 즉 우리의 가슴에 생기를 불어넣는 장인 혹은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기와 가슴의 울림이 없는 공장 생산품을 나열해 지나간 시간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공예예술의 의미를 진열하고 있다. 진열된 작품을 지나 전시장을 나서게 되면 문화 속에서의 기의 가치와 대량 생산품이 우리에게 끼치는 의미 등에 대한 질문을 갖게 된다.
 
아래 내용은 리사티 박사의 전시 서문을 요약한 것이다.
“삶에 필요한 기기들이 역사 속에서 천연의 재료를 이용해 개인의 손으로 기능을 가진 형태로 제작되어 사회적 가치와 의식을 표현하는 제품으로 만들어져 왔다. 그래서 쓰임을 가진 공예품들은 필연적으로 우리 삶을 담으며 인간 본질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제품을 사용할 때 비록 상상이더라도 지나간 시간 속에서 같은 물건을 사용해 온 사람들과 연결됨으로써 지난 수천 년 간 반복된 일상생활을 연결하고 있다. 이런 연결은 일시적 삶을 사는 인간에게 다른 차원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런 제품이 가진 가치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이런 제품에서 제작자의 의미가 담긴 손길이 없이, 단지 방대한 양의 상품적 제작만이 존재한다면 이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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