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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8월호 | 특집 ]

도심속에 연출되고 있는 환경도자조형물의 문제점과 대안
  • 편집부
  • 등록 2003-07-11 14:39:40
  • 수정 2018-02-19 11: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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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환경도자 조형물의 실태와 문제점

도심속에 연출되고 있는 환경도자조형물의 문제점과 대안

글/사진 고성종 강릉대학교 산업공예학교 교수

 2002년 올해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적인 행사의 중심지가 한국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동안 뜨거웠던 6월의 월드컵 열기는 7월의 시원한 빗줄기와 함께 차분히 정리되었으며, 국가적 대사를 치룬 증거들 역시 차분한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었다. 지금 우리 나라는 월드컵의 개최도시답게 여기저기서 환경미술의 아름다움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개최시기에 맞추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밤을 지새고 연구했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6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국민들답게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뒤집어 논 듯 싶다. 거리곳곳에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환경조형물들이 속속 생겨나고 꽃을 심고 도로를 덮고, 건물을 리노베이션하는 등 갑자기 변해버린 거리를 보며 필자는 예술인의 한사람으로서 내심 묵직한 감동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결과물들을 포용하고 조율할 수 있는 기본적 마인드의 부재여부가 더욱 묵직한 우려로 남아있다.

이 모든 것들이 월드컵이 끝나고 외신기사들이 떠나고 관광객들이 떠난 이후에도 이 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관리될 수 있을까? 이것들을 관리할만한 재원과 인력은 확보하고 있을까?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이곳은 월드컵 이전보다 못한 황폐한 도시가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필자가 이런 서두를 펼치는 이유는 이제껏 우리 나라의 현상이 이러한 결과물들을 단지 재정적인 이유만으로 방치되어져왔고 이러한 병폐를 개선하고자하는 별다른 시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환경조형물 즉 공공조형물이란 말 그대로 주변환경과의 조화, 보여지는 시각환경에 거부반응이 일어나서는 안돼는 공공의 개방공간에 설치되어지는 미술작품을 말한다.

환경조형물의 제작 목적은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크게는 건전한 사고력 지향과 새롭고 밝은 생각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어야하며, 삶의 힘을 북돋아주는 희망과 꿈을 주는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아름다움과 미적 가치를 부여해주는 도덕성 등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올바른 삶의 길잡이가 되거나 혹은 힘들 때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그러한 공간이 되고 그러한 의미가 살아있는 공공의 조형물이 되고, 또 조형물이기 이전에 자연스런 환경이 되어야 한다. 초기 1%법안이라 하여 일정규모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땐 건축비용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술장식품 설치를 의무화하는 규정으로 사막한 회색 콘크리트 빌딩 숲 속에서 간신히 휴식의 공간을 가질 수 있을거란 희망을 주는 듯했다. 하지만 이 도심에 고층건물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도심내 공공 개방공간은 오히려 불모지가 되거나 친근감이 상실된 채 오히려 전체 환경과의 조화를 저해하는 공간이 많아졌다. 단지 법규의 강제성 여부를 떠나서 건축주들의 환경에 관한 인식이 부족하고 거시적 시각에서 건축물과 도시를 함께 생각 치 못하는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주변환경과 완벽히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주변환경을 파악하고 설치된 작품의 위치선정, 작품의 규격, 재질, 색채, 그리고 작품의 주변환경을 연구 계획해야되므로 이를 연출하기 위한 구조성, 주변환경(건물환경, 지역환경, 지역의 역사 등) 장소나 지역의 특징성을 살려 표현돼야하며, 공간을 쾌적하게 연출시켜야 된다. 기업이 새로 조성하는 개방공간들은 그러한 의미에서 다소 유지가 잘되고 있다. 마치 공공 개방공간의 역할을 나누기라도 한 듯, 기업과 기관 소유의 개방공간들이 도심 곳곳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리고 다행히 이러한 공간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결국 도시를 가꾸는 것은 도시인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그 분위기나 운영방법에 있어서는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독립적일 수 없다. 궁극적인 집행을 위한 의사결정은 다분히 정치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도시를 원하는가. 개방적이고 인간적인 그러면서도 변화하는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도시를 원하는가. 남녀의 구별이 없이 도시가 최선의 결과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성이 반영되는 도시를 원하는가"

개방공간의 문제는 바로 도시의 문제인 동시에 환경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 발표 환경조형물의 심의기준에 의하면 예술성50%, 공공성15%, 기타 안정성5%, 가격의 적정성10%, 공모작 10% 기타 10% 등을들수 있다. 이러한 항목은 약간의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여기서 우리는 환경조형물 설치의 목적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공공의 장소에 공공에게 보여지는 환경조형물이 공공성이나 사회성을 결여된 예술품은 개인의 사적영역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매번 문제시되고 있는 환경조형물 설치의 리베이트 관행들의 문제들은 일단 보류하고라도 대중에게 사랑 받고 그곳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작품은 물론 제작은 미술가가 하지만 이것이 완벽한 환경예술(공공미술)이 될 수 있는것은 설치이후의 대중들의 평가일 것이다.

특정 개인 즉 건축가나 건축주 또는 예술가의 개인적 취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주변 환경과의 조화속에서 공공성, 사회성, 계도성을 고려하고, 작품의 특징성(예를들면 랜드마크적인 특성), 구조성(=안전성), 의미성을 토대로 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단지 제도적 규율에 묶여 의무이행의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은 오히려 대중들에게 시각적 스트레스만 줄 뿐이다. 이렇듯 먼저 주변환경과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작가 개인의 예술적 감흥에만 의존해선 안될 것이다. 전문가들의 철저한 분석(도시구조분석, 동선의 분석, 시각의 분석, 기온, 지반, 대중의 타켓 분석)을 통해 재질과 크기 등을 결정하고 도시환경디자인의 개괄적인 계획 속에서 미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해 가야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참여한 작품일수록 보다 공공성있고 안정적이며 예술적인 작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에 설치되어있는 환경조형물들의 실태는 서울시청 문화과 발표에의하면 건축물 미술장식품 1,200여 점 가운데 80%는 입체조형물이고 회화또는 벽화가 15%, 그밖에 분야가 5%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중 도자조형에 해당하는 부분의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회화부분과 벽화부분, 그리고 분수대, 기념탑 등의 설치 비율로 볼 때 환경도자조형물의 비중은 대략 15%이내로 것으로 파악된다. 환경도자조형물을 크게 나누어보면 입체조형물, 도자벽화 등으로 나뉠 수 있다.

환경 도자의 가장 큰 장점은 흙이라는 천연재료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기계문명의 소산인 철근과 콘크리트 그리고 유리로 건축된 건물에 흙으로 된 환경조형물을 설치함으로써 환경을 부드럽게 순화시켜줄 뿐 아니라 미적 쾌감을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도시에 살면서 자연을 재인식한다는 심적 동기와 건축 용도라는 실용적 동기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 환경도자 일 것이다. 환경도자 중 도자벽화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 전체에 설치될 수 있다. 대도시의 건물은 위치적으로 고가의 땅값으로 인해 조형물이 차지하는 비례가 그리 넓게 주어지지 않는다.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은 공간에 설치되어진 작품은 환경조형물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 또한 많은 조형물들이 건물과 밀착되어있거나 사람들의 왕래가 드문 후미진 곳에 설치되기가 일쑤였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도자벽화의 설치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도자벽화와 같이 다른 환경조형물에 비해 특별히 공간을 마련하지 않아도 자투리 공간이나 외벽이 얼마든지 훌륭한 장소가 되며 우리의 정서적 원천이 되는 흙을 이용하여 제작된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적합한 환경예술은 없을 것이라 여겨지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흙과 도자에 대한 정서는 남다르다. 흙을 이용한 환경구조물은 자연과 조화되어 주거환경을 꾸며왔던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보다 잘 보여줄 수 있다.

그간의 환경도자를 바라보는 미심쩍은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견고한, 좀 더 영구적인, 좀 더 대중적인, 그러면서도 작가의 순수한 예술적 동기를 잃지 않는 작품을 설치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Urban Design and Artwork(barcelona)´ Shoichiro Higuchi ‘http://www.visitseoul.net/jsp/disc_event/artMolding/usr/framesetUsr.jsp´ 필자약력 ·목포 신안 해저유물박물관 도자별화설치 등 15여 회 환경조형물설치 ·저서, 좥도시와 환경디자인좦 [미진사]1992, 좥도시환경과 개방공간 디자인좦 [미진사]1999 ·현 강릉대학교 산업공예학과 교수 도시내에 환경조형물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마련하지 않고 문으로서의 기능과 조형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살렸다. (캐나다) 주변의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위치선정도 중요한 관건이다. 서울 서소문 근린공원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은 슬럼화 되어가는 도시에 유머러스한 환기를 제공한다. (스페인) ▼ 공원내에 설치된 대형 고양이 조형물은 예술품이라기 보단 대중적 친구에 가까울 것이다. 조형물 자체를 단독으로 보기보단 주변의 환경속에서 더욱 돋보이는 미관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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