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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월호 | 칼럼/학술 ]

[소소담화47] 한국 공예 주제 미술관의 태생과 산적한 과제
  • 홍지수 공예평론, 미술학박사, 크래프트믹스 대표
  • 등록 2025-12-01 10: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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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미술관, 갤러리가 공예가들의 전시 장소가 되었을까? 요즘 작가들은 편집숍, 아트페어 판매전이나 미술관 기획전 모두 ‘전시’라고 부른다. 같은 전시지만 갤러리, 아트페어, 미술관과 박물관의 전시가 다르다. 아트페어와 달리 국내 도예 및 공예 주제 박물관의 전시, 연구가 작품과 예술을 둘러싼 다양한 관점과 해석, 비평, 창작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소통과 연구, 담론 생성의 장이 되어야 한다.

2000년대 지방자치제도의 시작을 기점으로 각종 지역축제와 특산물, 문화자산을 근거로 국내 도예, 공예 전문 미술관 설립 붐이 불었다. 한국도자재단의 이천, 여주, 광주 미술관 및 박물관, 청주 문화제조창,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등 비엔날레 전시 장소를 비롯해 지자체 운영 서울공예박물관, 클레이아크김해, 고흥분청문화박물관, 영암도기박물관 등 국내 도예 및 공예 주제 박물관 수가 적지 않다. 그러나 갈수록 K-공예의 해외 위상과 성과는 높아져도 국가 차원에서 현대공예를 전시, 수집, 연구할 국립공예미술관은 부재하다. 국가 예술 정책에서 한국공예의 존재감은 그만큼 묵직하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근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신자, 신상호 (2025년 11월 예정) 등 공예가들의 회고전, 《한국 현대 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전 《유강열과 친구들: 공예의 재구성》전 등을 기획했다. 그렇다고 한국미술판의 심장이자 중추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순수미술, 건축, 디자인에 비해 공예의 비중이 크다고 말하기 어렵고 전시와 학술 활동이 한국 도예, 공예계에 뜨거운 공론을 만들거나 영향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비엔날레를 2년마다 치르고 20여 년을 운영해 온 주요 미술관조차도 비엔날레 기간 자체 기획전들의 수준이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립과 지자체 미술관은 장의 정치적 행보, 지역홍보 거점시설, 지역민의 문화 향유 및 휴식처로서 지역 미술관을 설립했으나 운영에는 관심이 저조하고 인색하다. 기획전만 간신히 만들 뿐 미술관 본연의 연구 기능과 포럼, 학술회의 개최, 연구집 발간 그리고 해외 교류 같은 주요 기능은 어디라 할 것 없이 미약하다.

국내 도예 및 공예 주제 박물관의 상당수 기획전이 사실상 ‘벼락치기’에 가까운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5년 정권 임기와 3년 관장 임기에 따라 미술관의 운영과 사업이 자주 변화한다. 정작 담당 부처나 의회는 관리와 감사를 명목으 로 비영리 기관인 미술관, 박물관에게 재정축소와 자립을 요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며, 창의적이어야 할 전문직들에게 올바른 공직 가치 실현과 청렴도 등 공무원에 준하는 근무 처신과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11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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