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크하게 녹여낸 달항아리
안담_송지호 작가
달항아리는 한국 고유의 전통적 이미지가 담겨있다.
원형에 가깝도록 둥글게 말아 올린 그릇 모양과 투명한 우윳빛 유약이
마치 달을 연상시킨다. 보면 볼수록 미묘한 감성에 빠져드는 달항아리.
송지호 작가는 그만의 독특한 그림들을 이런 달항아리에 담아낸다.
기에 그려진 키치한 그림
올해 6월 작업실을 열고 본격적으로 작업에 임하는 송지호 작가는 작업실의 이름조차도 송지호다. 개인적인 수공예적 특성과 그만의 취향, 디자인이 가장 잘 어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작가 송지호는 달항아리를 비롯한 식기가 주요 작업이다. 그가 제작한 달항아리 형태는 여느 달항아리의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백자토로 빚은 둥근 모양에 밝은 미백색,수려하고 고아한 멋이 아름답기만 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달항아리 외형에 그려진 그림이다. 한창 인기인 걸그룹 뉴진스의 마스코트 토끼가 새겨져 있는가 하면 자동차 미니쿠퍼도 보인다. 달항아리에 반복적으로 새겨진 이런 그림들은 다른 달항아리에서 볼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이다. 작가는 평소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것들을 달항아리에 담아내는데, 청화나 파란색의 세라믹 펜슬로 키치한 무늬나 그림을 그려 귀엽고 유니크하게 녹여낸다.
이와 다르게 식기 작업을 할 때만큼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형태, 용량을 가장 우선시하
여 제작한다. 음식의 조화로움을 먼저 생각한 식기는 대중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미니멀하고 단순한 형태는 수작업으로 만들어낸 여느 식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앞으
로 식기 또한 달항아리처럼 작가만의 오브제 디자인을 적용시킬 생각이다. 단지 지금은 사
용하는 이들을 위해 기능에 먼저 초점을 맞췄을 뿐이다.
작품에 표현된 그림들이 독특하지만 이런 그림들은 어떤 기막힌 상상력이 더해진 표현 방법은 아니다. 단지 평소 관심있고 좋아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여내고자 한 것 들이다. 가장 자신 있는 방법인 물레성형으로 작업했고, 철화보다는 청화가 더 좋았으며, 그 어떤 흙보다도 백자토가 마음에 들었다. 클래식보다는 미니멀한 형태를 선호했으며 여기에 그가 관심있어 하는 것들을 그려넣었다. 그 어떤 것보다 작업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오롯이 그것만 생각했을 뿐이다.
지원사업을 발판으로 성장이 목표
송지호 작가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작업 방향은 완성도에 있다. 그가 원하는 작업이 완성되면 자연스레 사업의 방향성도 정해진다고 생각한다. 한국세라믹기술원에서 진행했던 ‘2023년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에서 그는 반상기 세트를 제작해 선보인바 있다. 그 과정에서 심사위원과 멘토, 다른 작가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들을 수도 있었다. 작업에 방향성을 찾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다. 또한 지원금을 통해 큰 힘을 얻을 수도 있었다. 재료비와 개발비 등 지출이 많은 젊은 작가에게 이런 지원금은 작업에 있어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젊은 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재료비가 해결되었으니 그저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원사업에 참여하기전까지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대부분 젊은 작가들의 공통점이지만 그 또한 늘 마음 한 켠에는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업은 젊은 작가들에게 큰 위로와 힘을 준다.
지원금 외에도 송지호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홍보, 상품 개발 교육, 포장 등 작업외적인 많은 부분들을 배울 수 있었다. 작업에 대한 브랜드를 정하고 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목표는 내년에 3회이상 박람회에 참가하는 것, 그리고 단체전과 개인전을 열어 자신의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선보이고, SNS를 이용한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할 계획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도예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지금부터 세상에 보여주고자 한다.
송지호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