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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월호 | 전시리뷰 ]

나정희《나만의 오아시스》_2025. 9. 22. ~10. 11.
  • 김진아 한향림도자미술관 학예실장
  • 등록 2025-12-01 16: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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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2. ~10. 11. 갤러리 봄(창작마을)


예술이 주는 공감과 치유의 힘



존재의 오아시스를 찾아서

우리는 때때로 알 수 없는 불안과 마주한다. 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하는 ‘불안’이라는 감정은 인간 존재의 필연적인 그림자처럼 우리 내면에 깊이 자리하곤 한다. 나정희의 작업은 바로 이 내면의 불안과 마주하는 여정, 그리고 그 불안을 창작의 에너지로 승화시켜 우리 모두의 ‘오아시스’를 찾아 나서는 한 편의 동화이다. 이번 개인전 《나만의 오아시스》는 작가가 스스로 마주한 내면의 깊은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불안, 혹은 상상의 씨앗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저서 『불안』에서 현대사회의 불안이 개인의 결함이 아닌,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 즉 ‘지위status’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사랑이 결핍된 구조, 환경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나정희의 유년 시절은 불안이라는 그림자와 함께 시작되었다. 유년 시절 부모로부터 사랑과 애정을 얻기 위한 갈망 속에서 작가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외로움을 안고 있었다. 이때 그녀에게 유일한 피난처이자 대화 상대는 다름 아닌 ‘그림’이었다. 조용히 종이 위에 상상의 세계를 펼치는 동안, 현실의 불안은 오히려 내면의 풍성한 상상력을 키우는 자양분이 된 것이다. 이는 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하는 불안이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에 그치지 않고, 우리를 더 깊이 사유하고 새로운 것을 갈망하게 만드는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녀가 어렸을 때 수도 없이 그린 그림들은 어쩌면 자신의 존재론적 불안에 대한 조용한 답가였으리라. 


「생각나무」 103.3×162.2cm | 나무판넬에 아크릴 | 2025


삶의 터닝 포인트: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도예를 전공했던 대학원 시절, 나정희는 자신 안의 어두운 감정들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았다. 그때 제작된 불안하고 어두운 눈빛의 인물상들은 치유보다는 여전히 어둠 속을 헤매는 여정의 자신을 반영했다. 그러나 삶은 때때로 우리를 멈춰 세우고 진정한 자기 회복을 요구한다. 결혼 후 도시를 떠나 이천으로 내려온 작가는 현실의 무게 속에서 숨 가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가장 힘든 시기에 “누가 나를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간절함과 함께, “내가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었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 순간,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기 어려웠던 과거의 자신을 딛고 스스로의 마음을 탐구하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 찾아왔다. 이천에 작업실을 마련한 나정희는 길에서 만난 고양이 한 마리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 고양이를 키우면서 고양이가 가진 성격적 특성이 자신과 무척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녀의 작업실에는 고양이 형상 의 도자 작품들이 공간을 채우기 시작 했다. 


「단디」 25×26×58cm | 석기질 점토에 고화도안료 | 2025



사진. 작가 제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11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모든 과월호 PDF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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