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작가의 작업에서 ‘소외’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겪는 심리적, 사회적 단절과 고립감을 의미하며, 이는 왜곡된 형상, 흙의 물성, 공간적 배치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구체화되고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그는 감정을 시각적이거나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통해 소외라는 주제를 조형적 작품으로 풀어내고, 이를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강용석 작가의 작업은 소외를 형상화하는 예술적 시도로 볼 수 있다.
「귀로」 230×94×151cm | 자기토 | 2018
강용석 작가의 작업은 흙과의 대화에서 출발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까지 이르는 심도 있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의 작품은 흙이라는 단순한 재료의 물성에서 시작되지만, 이는 단순한 조형적 실험을 넘어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흙의 가소성과 물성 변화에 적응하는 태도는 작가의 작업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이는 곧 인간이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고 적응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흙의 물리적 특성과 그것을 다루는 작가의 태도는 예상치 못한 변수와 계획된 결과물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창의적인 시도이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과 밀접하게 닮아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서 왜곡된 인체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의 내면을 형상화한다. 그의 주요 작품 중 하나는 열악한 환경과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살아가는 노인을 주제로 삼았다.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은 착시를 활용한 설치 방식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드러내거나 감추는 형식으로 표현된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노인이 현실에서 점유하는 부피와 그들의 고립된 위치를 재인식하도록 만든다. 강용석은 노인의 모습과 그들의 내적 감정을 양옆으로 납작하게 과장된 형상을 통해 시각적 메세지를 던지며,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배제된 인간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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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강용석은 부산 디자인고등학교 도예과와 인덕대학교 세라믹디자인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자공예 전공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흙의 물성과 데포르메 미학을 활용하여 현대 사회의 소외와 인간 내면의 단절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강용석 작가는 국내외 다양한 전시에 참여하며, 특히 설치미술과 도자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관객과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모색하고 있다. 2024년 경기도자비엔날레 본전시 《투게더 몽테뉴의 고양이》 초청전을 비롯하여 맥아트미술관 기획전 《한국-내면의 세계화》, 남양주국제미술제 등 다수의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현재 그는 도자의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도자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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