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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9월호 | 작가 리뷰 ]

바스러지는 흙처럼 상처받는 아이 담은 이야기 이휘향 작가
  • 편집부
  • 등록 2021-09-29 17:02:33
  • 수정 2021-09-29 17: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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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 Young Artist ]

 

바스러지는 흙처럼 상처받는 아이 담은 이야기

이휘향 작가

 

글·사진_김성희 객원기자


우리는 일상에서 분명히 존재하지만 보이지는 않도록 은폐된 아이들을 만난다. 그들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어른들의 손길을 요청하기엔 너무 어리다. 어린아이의 신체 일부나 양말과 같은 작은 단서만 놓여있었던 것처럼, 우리는 현실에서도 어렴풋한 학대의 흔적만을 겨우 눈치 챌 수 있을 뿐이다. 이휘향 작가는 이런 학대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작품으로 담아낸다. 본인의 작품을 통해 주변의 아이들이 흙가루처럼 부스러지기 전에 그들을 찾고 발견하고 도울 수 있길 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꼭꼭 숨은 학대의 흔적을 메시지로 전달
이휘향 작가는 유아의 신체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통통한 아이의 볼 살과 자그마한 발과 다리, 운동화 등이 작업 소재가 되며, 주로 전신이 아닌 신체 일부만을 제작한다. 작가의 순수한 감수성이 엿 보이듯 작품들은 저마다 앙증맞은 형태를 띠고 있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도 담긴 듯 하다. 하지만 작품을 집중해서 들여다보니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앙증맞았던 아이의 두 뺨은 붉게 물들어 있고 복숭아 같던 엉덩이는 시퍼렇게 멍들어있다. 두 발은 오줌 웅덩이 위에 웅크린 채 모아져 있으며 두 손은 매를 맞은 듯 붉은 줄이 선명하다. 한 쪽 운동화를 잃어버려 외로이 서 있는 맨발도 보인다. 작품의 색감은 온통 노랑과 빨강, 그리고 파랑뿐이다. 마치 멍의 빛깔을 늘어놓은 것처럼 차갑고 어둡기만 하다. 결국 작가가 보여주려는 세계는 그리 단순한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슬프고 아픈 현실 속 실상이 담겨 있다. 두려워하고 불안해 보이는 학대받는 아이들의 모습만이 보인다.
이휘향 작가는 지난 2019년 김해클레이아크 아시아국제도자교류전을 통해 유아 신체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전시 주제가 <나를 찾아줘(Find me)>였는데 작품 설치 방법이 독특했다. 마치 어린아이 숨바꼭질 하듯 전시장 구석구석, 조명도 닿지 않는 어두운 곳에 작품을 설치해 놓았던 것. 더욱 특이한 점은 모든 작품을 소성도 하지 않은 채 전시장에 선보인 것이다. 이 때문에 몇몇 작품은 관객의 발에 채여 전시가 끝나기도 전 깨져 버리기도 했다. 물론 이는 작가가 의도한 것으로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그만의 방법이다.
실제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어른들에게 방임 혹은 학대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모습들은 운이 좋게 세상에 나오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은폐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경우 우리는 어렴풋한 학대의 흔적만을 겨우 눈치 챌 수 있을 뿐이다. 이휘향 작가는 우리 사회의 이런 어두운 단면을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주변의 아이들이 소성 안 된 흙가루처럼 부스러지기 전에 그들을 찾고 발견하고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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