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FEATURE II
온·오프라인 경계에서의 전시를 말하다
글·사진. 강재영 독립큐레이터
변곡점과 특이점 Tipping Point and Singularity
인류는 코로나19 펜데믹의 공포로 엄청난 변곡점Tipping Point의 시대에 봉착하고 있다. 인간은 지구의 몸살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인간의 체온이1~2도만 올라가도 몸살이 나고 아프듯,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부른 위기이기도 하다. 또한 디지털 문명으로 일컬어지는 4차혁명은 인공지능AI이라는 초인류적 기계문명으로 특이점 Singulareity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그 영향이 깊어서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시기이다. 특이점 시대의 AI는 직관과 감정 등 인간 고유의 것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야기된 변곡점Tipping Point과 인공지능AI로 변화하는 특이점Singularity의 시대는 ‘오늘부터의 세계’가 새로운 좌표가 되는 뉴노멀 시대로의 진입을 알린다.코로나 19이후, 세계의 박물관·미술관은 모두 셧다운이다. 대규모 건물 속 집합시설은 모두 운영 정지상태다. 다양하고 많은 관람객이 찾아올 때 활성화되는 관람 문화는 더 이상 미덕이 될 수 없는 시대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는 대형 아트페어와 페스티벌도 취소되거나 온라인 뷰잉룸이라는 형태로 열린다.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갤러리 전시도 열리긴 하지만, 셧다운에서 입장 인원의 제한, 위생 수칙 점검과 같은 통제는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세계 문화예술계는 이 상황의 타개책으로 위기 상황을 적용하며 전시, 교육, 마케팅, 판매 모든 분야에서 온라인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언택트와 온택트 Untact and Ontact
위드 코로나 상황에 맞추어 언택트Untact와 온택트Ontact 방식으로 전시가 전환되고 있다. 비대면Untact시대, 작품을 현장에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고화질과 사운드, 친철한 해설의 비디오 기법과 3D, 가상현실 등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버츄얼 전시로 관객의 적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상호작용적이고 참여적 전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소위 랜선을 타고 감상하는 방구석 콘텐츠 전시들이 그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의 변 곡점과 디지털 혁명의 특이점 시대에 펼쳐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모바일, 컴퓨터, 디지털 디바이스, TV 속에서 전세계 전시들을 감상하고, 체험하고 공감한다. 전시 뿐만 아 니라, 작가들의 스튜디오 소개, 작업과 교육 프로그램, 매거진, 책자, 커뮤니티 등 출판, 전시, 교육, 아트마켓 전 분야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연결되고, 혹은 온전한 온택트 전시 콘텐츠로 풍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페어 장소에서 만날 수 있었던 오프라인 전시가 대대적인 전환을 맞아 언택트, 온택트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온라인 전시는 구글 아트앤컬쳐google art&culture의 온라인 전시이다.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전세계 대형 박물관 미술관 위주로 테마별 주요 소장품과 기획전시를 온라인으로 제작해서 송출하고 있다. 실감나는 고화질, 360도 뷰 등 전시실과 작품을 보여주고 해설한다. 마우스로 움직이며 작품의 문양 색감, 재질 하나 하나 디테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미국, 유럽의 대표적인 도자미술관, 갤러리, 페어 온라인 사이 트에서도 다양한 전시와 도예가별로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고, 구입할 수도 있다. 필자와 같은 큐레이터에게도 작가 리서치나 새로운 담론과 트랜드 등을 보여주는 온라인 플랫폼은 매우 유용한 연구의 툴이기도 하다. 또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SNS를 통해 오프라인 전시의 중계, 온라인 전시, 수많은 전시의 이미지와 텍스트 뿐만 아니라 동영상과 후기, 채팅 등은 전시의 선호도, 평가, 상호 소통과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현장 전시를 보고 찍어 올리는 수많은 SNS 뷰어들의 정보는 국경을 넘어 전세계 전시 트랜드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한다.
국내에서의 전시는 IT강국답게 발빠른 온라인 전시 전환으로 전개된다. 2019년 돼지독감으로 인해 현장 전시가 불가능해진 한국도자재단의 국제공모전도 온라인으로 치뤄졌다. 경기도자박물관, 경기도박물관, 이화여대박물관 등에서도 소장품전 및 특별전을 온라인 전시로 개최되고 있다. 도자 분야의 작품들은 오브제 성격이 강해 흙의 질감, 유약 의 컬러, 문양 등 작품의 기법과 섬세함을 드러내는 작품들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유리진열장 넘어 실재 작품을 감상하는 기쁨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도자 작품이 가지는 특성 과 심미성을 공감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셧다운된 공공기관의 전시들은 거의 대부분 온택트 전시로 접근하여 시각적 공감 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을 자극하고 작품 해설에 대한 깊이감을 더해준다. 도예가의 작업 과정을 중계하기도 하고, 전시 기획자의 의도와 작품이 가지는 의미를 소리와 영상으로 전달한다. KCDF공예주간의 전시들도 공예TV와 SNS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보다 친근하고 많은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시 뿐만 아니라 도예 교육 프로그램으로 키트를 보내주고, 온라인으로 도예가의 설명에 따라 작품을 집에서 만드는 새로운 도자 교육의 형태도 이루어지고 있다. 슬기로운 공예 생활이란 타이틀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고공방 도예가의 설명에 따라 분청사기 접시 만드는 시도이다.
.
.
.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10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