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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월호 | 뉴스단신 ]

해외 미술계 소식
  • 편집부
  • 등록 2025-07-02 12: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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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자국 문화재를 지키는 저력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르, 7월 강제 퇴거 예정… 

문화재단과 시민들 반발



20세기 초반 파리 몽파르나스의 예술혼을 일으킨 예술학교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르Académie de la Grande Chaumière’가 폐교 위기에 놓였다. 발튀스, 루이스 부르주아, 호안 미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거쳐 간 이 역사 깊은 사립 미술학교는 현재 부지 소유주인 알렉상드르 가레즈Alexandre Garèse의 개발 계획에 따라, 오는 7월 말까지 건물을 비워야 할 처지에 놓였다.

1904년 두 여성 화가, 스위스 출신 마르타 스테틀러Martha Stettler와 러시아 출신 앨리스 단넨버그Alice Dannenberg에 의해 설립된 이 학교는 전통적 예술 교육을 자유롭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제시해왔다. 학기 등록의 의무 없이 수강할 수 있는 구조와 낮은 수업료 덕분에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이 모여드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며, 현재도 연간 약 8,000명의 수강생들이 저녁 강좌를 듣고 있다.

같은 재단 소속의 자매 기관인 샤르팡티에 아카데미Charpentier Academy 또한 폐쇄 위기에 있다. 두 학교는 1957년부터 하나의 법인으로 운영돼 왔으며, 샤르팡티에 아카데미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중심으로 교육을 이어왔다. 그러나 현 소유주 가레즈는 두 학교 모두의 임대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르 몽드Le Monde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건축가 프랭클린 아지Franklin Azzi를 통해 복합 문화·상업 공간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개발 계획안에는 학교, 전시, 사무, 레스토랑, 상점 등이 결합된 복합 용도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 포함되어 있다. 가레즈 측은 이 공간이 단순한 상업 시설이 아닌, ‘팝업 워크숍’과 ‘예술가 레 지던시’ 등을 통해 예술과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지역 문화재 보호 단체인 SOS 파리와 Monts 14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파리시 측에 공공 개입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으며, 현재까지 2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그랑드 쇼미에르 보존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다. 청원서에 는 “아카데미는 단지 과거의 유산이 아닌, 지금도 살아 있는 예술 창작의 장”이라며, 건물이 공식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호텔 등 상업 시설로 전환될 위험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6구의 시장 장피에르 르콕Jean-Pierre Lecoq은 해당 건물이 호텔로 전환된다는 소문을 부인했지만, 여전히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SOS 파리는 “예술은 오르세 미술관에 걸린 작품뿐 아니라, 그것이 태어나는 ‘현장’에서도 이루어진다”고 강조하며, 그랑드 쇼미에르가 간직한 “낡고 고전적인 분위기” 와 “전통을 지키는 강사진”의 가치를 되새겼다. 현재 그랑드 쇼미에르의 디렉터인 세르주 자그단스키Serge Zagdanski는 아카데미를 인근 쥘 샤플랭 거리Rue Jules-Chaplain로 이전할 계획이다. 반면, 샤르팡 티에 아카데미는 파리 6구를 떠나 15구와 16구 경계에 새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예술사의 한 축을 이뤘던 교육기관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이 공간의 향후 행보가 세계 미술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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