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Biennale는 이탈리아어로 2년에 한 번, 트리엔날레 Triennale는 3년 마다라는 뜻으로 해당 기간에 따라 열리는 국제 미술 전시회이다. 팬데믹 이후 국제 도예전이 2024년, 마침내 기지개를 켰다. 특히 이번 해에는 한국과 더불어 일본 및 대만에서도 대규모 도자 예술전시가 개최되어 그 의미가 특별하다고 할 수 있겠다. 국내 유일 도예분야 국제 행사인 ‘경기도자비엔날레’가 지난 9 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경기도 이천, 광주, 여주 세 지역에서 열렸다. 일본에서는 트리엔날레인 ‘일본 미노 국제도자기축제’가 자국 도자기 주요 산지인 기후현의 다지미, 미즈나미, 도키, 가니1) 에서 10월 18일부터 11월 17일까지 진행되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대만도자비엔날레’는 10월 4일부터 내년 4월 6일까지 신베이시립 잉거도자박물관2)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본고는 대규모 국제 도예전의 공모전 부분에 주목하여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와 ‘일본 미노국제도자기축제’, ‘대만도자비엔날레’의 연혁과 특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3)
공개 모집한 작품 전시회’
공모전의 사전적 의미이다. 널리 공개하여 모은 작품들 중 일정한 기준에 따라 시상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공모전의 묘미이다. 동시대 도자예술의 치열한 경합의 장이자 소통의 창인 국제 공모전의 변천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세 나라의 국제 도예공모전
시작과 현재
한국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경기도자비엔날레 국제 공모전은 올해 12회를 맞이하였다. 제1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 공모전은 세계 최초의 도자 엑스포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매회 70여 개국 약 1,5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최대 규모 도자 공모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모집대상은 흙을 주재료로 사용하거나 소재로 활용한 전통, 전승 도자뿐만 아니라 실용과 조형을 넘나들며 설치, 음향·영상 매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2024년 국제 공모전에는 73개국에서 1,097명의 작가가 1,505점의 작품을 출품하였다. 한국 도자재단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륙별 접수 작품 수는 아시아 949점, 유럽 328점, 아메리카 175점, 중동 42점, 아프리카 5점, 오세아니아 6점으로 아시아로부터 온 것이 상당수이며 이 중 439점은 한국에 해당한다. 1차 온라인 이미지 비공개 심사를 통해 61점이 선정되었고, 비공개 2차 실물 심사를 바탕으로 57점의 수상 작품이 확정되었다.4) 올해 경기도자비엔날레공모전에서 주목할 점은 대상, 금상, 은상, 동상 등으로 구분하였던 상 격을 GCB대상, GCB우수상, GCB전통상, GCB특별상, GCB상으로 조정하여 작품의 순위보다 가치를 존중하는 뜻을 담았다. 특히 GCB전통상을 신설하여 각국의 유구한 도예 문화의 정체성을 선보일 수 있는 하나의 창을 마련하였다. 전통과 현대 도예를 잇는 57점의 다양한 작품은 여주 경기생활도자미술관에서 내년 2월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트 베델
「결실 結實의 풍경 Fruit Landscape」 미국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GCB대상
출처: 한국도자재단
일본
1986년부터 시작된 일본 미노도자기축제는 명실상부한 국제 도예전이다. 기후현을 무대로 시작된 ‘국제 도자기전 미노’는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작품이 모여드는 도예 문화 교류의 중심지이다. 하지만 1300년의 역사를 지닌 미노 도자기5)의 산지인 다지미시, 미즈나미시, 도키시는 일본 내 최대 도자기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지명도는 높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고자 트리엔날레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1983년 다지미시에서는 도예 국제전 개최 가능성을 검토하다 이듬해 조사단을 꾸려 스페인과 덴마크에 파견하였다. 이를 통해 유럽 각국의 협력을 얻을 수 있었고 당시 작성된 보고서에 ‘미노 국제디자인공모의 개최’를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1986년 제1회 ‘국제도자기축제 미노86’이 열렸다.
2024년, 13회를 맞이한 ‘일본 미노 국제도자기축제’의 국제 공모전시 ‘국제도자기 전시회 미노’에서는 전 세계 작가들의 열정과 독창성이 넘치는 200여 점의 작품이 한자리에 전시 되었다.
공모 주제는 ‘도자기의 미래’로 기성의 개념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발상으로 도자기의 미래를 개척하는 작품이라고 안내하였다. 공모 부문은 도자예술 작품과 도자 디자인 부문으로 크게 구분하였으며, 특히 도자 디자인 부문은 세분화하여 하나는 기업, 다른 하나는 스튜디오 부문으로 나누어 기업과 개인이 각각 응모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올해 2,128개국으로부터 접수된 작품 수는 총 3,890점으로 부문별로 살펴보면 도자예술 부문은 1,862개국, 3,115점이며, 도자 디자인의 기업 부문은 40개국 61점, 스튜디오 부문은 450개국, 714점 이었다. 이들 중 선정된 수상 작품은 총 203점으로 이 중 도자 예술 작품이 130점, 도자 디자인 기업 부문이 22점, 스튜디오 부문이 51점이었다.6) 수상 내역은 그랑프리와 금상, 은상, 동 상, 특별 심사위원상이 있으며 이 외에 사카자키 시게오 도예상을 제정하여 40세 이하의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도자기의 미래라는 주제에 맞게 선정된 다종 다량의 작품을 통해 도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해 볼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예술 교류 현장으 로 손색이 없었다.
엄희재
「Dot series, Vase」 한국 2024 일본 국제도자기축제 미노공모전 SILVER AWARD
출처: 일본 국제도자기축제 미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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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多治見市·瑞浪市·土岐市·可児市
2) 新北市立鶯歌陶瓷博物館
2000년 11월에 개관한 대만의 첫 번째 도자 전문 박물관. 도예 문화의 연구와 조사, 작품 수집 및 보존과 더불어 교육과 전시, 국제 문화 교류를 적극 추진하는 유수의 기관이다.
3)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와 ‘일본 미노 도자기축제’는 필자가 직접 방문하여 관람한 경험 및 자료를 토대로, ‘대만도자비엔날레’는 현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참고하여 본고를 작성하였다.
4) 심사위원단은 총 10명의 전문가들로 구성하여 1차 심사 6명, 2차 심사는 4명이 참여하였다.
5) 미노 도자기의 기원으로 알려진 스에키 토기(7세기)를 시작으로 유약을 바르지 않은 백자 그릇 야마차완(10세기)을 비롯하여 인접한 세토 가마에서 고세토(13-15세기)라고 불리는 재유나 철유 등을 입힌 술병 등이 제작되었다. 15세기 말, 번조 기술의 발달과 차도가 성행하면서 키세토, 세토구로, 시노, 오리베에 이르기까지 가장 화려한 모모야마의 미노 도자기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6) 심사위원은 각국의 전문가 총 10명으로 도자예술부문 5명, 도자 디자인 부문 5명으로 구성되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4년 12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