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人 PEOPLE IN CRAFT
유리의 결과 깊이로 그린 일상화
글. 홍지수 미술평론, 미술학박사
김수연 3회 개인전 <당연한 우연Natural Happenstance>
3.10.~4.8. 갤러리완물
-「Forest of the stools: Late night 02」 94.5×54.5×4cm | 유리, 가마기법
김수연은 자신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불현듯 자신의 눈에 들어오고 의미 부여된 사물 혹은 장소를 유리의 언어로 회화한다. 1인용 소파, 고양이, 이름 모를 식물이 식재된 화분, 등받이가 없는 일인용 스툴stool들, 옷장 등 작가의 방, 작업실에 있을 법한 일상 사물과 실내 풍경을 비롯해 어느 날 길을 걷다 보았을 소소한 일상의 순간이 주 소재다. 이는 실제 작가의 물건, 일상 생활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듯 하나 실은 현실 사물 혹은 풍경의 형태를 빌려오되 자신의 시선으로 거르고 재설정한 것이다. 모든 사물, 풍경 그리고 유리회화의 구조, 색채와 질감은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 감정 상태와 긴밀히 연동되어 있다. 김수연의 작업은 그림이 아니라 개인의 일기장을 들춰 보는 듯 하다. 작가가 일상을 소재로 삼는 것 이외에 면面이나 강한 색채,필치보다 에칭 판화나 동양 세필화 마냥 얇은 선과 모노톤 색채를 운용하는데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림은 그리는 사람의 성정과 삶의 결에서 은은히 풍겨 나오는 향기와 같이 나 역시도 작품이 작가의 성격, 취향, 태생과 삶의 이력 등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믿음이 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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