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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0월호 | 특집 ]

[특집] 차와 다관에 대한 소고
  • 편집부
  • 등록 2018-11-08 11:21:28
  • 수정 2024-07-23 17: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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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다관에 대한 소고

 

김인 (주)사루비아 다방 대표

나는 무뚝뚝하고 너그러워 보이는 다관을 좋아한다. 수다스럽고 옹졸해 보이는 다관은 싫다. 다관의 기능은 집사와 비슷해서 나는 다관의 형태와 분위기에서 집사의 자질을 본다. 찻잔에 대해선 그에 비해 관대한 편이다. 찻잔은 변덕에 따라 이런 찻잔도 저런 찻잔도 선택할 수 있다. 다관은 그것이 어렵다. 다관을 바꾼다는 것은, 특히나 새 다관을 들인다는 것은 연애의 기승전결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과 같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평소에 마시던대로 차를 우리려면 물을 다관의 어깨까지 채워야 하는지, 허리까지 채워야 하는지 가늠이 어렵다. 다관이 어떤 차를 잘 우리고 어떤 차에 유독 거부감을 보이는지도 써봐야 안다. 나름 신중을 기해 다관을 골랐는데도 막상 썼을 때 실망을 주는 다관이 적지 않고 금세 싫증이 나는 다관은 왜 또 그리 많은지. 다관 구매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무뚝뚝하고 너그러워 보이는 다관은 그것이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메세지다. 기물의 첫 번째 덕목은 기능에 있고 다관도 그렇다. 그런데 그것이 쉬운 작업이 아니다. 때론 기능을 위해 형태가 희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괴롭다. 그러나 생활 자기를 작업하는 작가라면 연작이라는 반복적인 노동과 지루한 시간을 참고 인내하며 ‘그 무엇’을 성취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다관이 수다스럽거나 옹졸해 보일 리 만무하다. 뚜껑이 흔들려 차를 따를 때마다 소란을 피울리 없고, 찻물을 흘리며 볼성 사나운 꼴을 보일 리도 없다. 또한 다관은 무거운 것보다는 가벼운 게 낫다. 다관은 찻잔과 마찬가지로 탁자 위에 놓여만 있는 기물이 아니며 감상이 주목적인 미학적 형상이 아니다. 다관은 찻잔만큼은 아니어도 쉼 없이 들리고 내려진다. 그런 다관이 무거우면 거기에 담긴 물의 무게까지 더해져 들고 내리는데 힘이 든다. 힘이 들면 저도 모르게 그 다관을 쓰지 않게 되고 다관은 탁자에서 찬장으로, 어느새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내쳐져 말 그대로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다관을 고르는 나만의 노하우 중 마지막 한 가지는 가격이다. 너무 고가의 다관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무형의 가치로 인해 편하게 쓰기 어렵다. 물론 수집가의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나는 아름다운 기물 앞에서 이성을 잃는다. 통장의 잔고가 아른거리는 와중에도 결국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지갑을 열고 만다. 그렇지만 생활 자기로서의 다관의 가격은 30만원을 넘지 않는 게 좋다. 눈이 밝다면 10만원대에서도 충분히 쓸만한 다관을 찾을 수 있으며, 30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도 언제든 보고 만지며 나날이 애정이 샘솟는 다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3만원대 혹은 5만원대의 다관은 금세 질려서 꼴도 보기 싫어질 것이다. 어느 작가가 저 가격의 소매가에 좋은 다관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도예라는 작업의 노동 강도만 비용으로 환산해도 저 가격은 나올 수 없는 불가능한 가격이다. 물론 차-입문자들에게는 저 가격대의 다관을 권하기도 한다. 차를 우리는데 서투른 입문자들은 다관을 깨기 쉽고 다기를 고르는 안목도 낮기 마련이니 경험 삼아 써보라는 것이다. 그런 다음엔 ‘아름다움’으로 넘어가야 한다. 부정형의 아름다움이든 고전의 아름다움이든. 이제 기능으로써의 다관의 성격과 무게, 가격의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소재를 볼 차례다. 차에 따라 다관을 모두 따로 맞춰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까다로운 미식가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소재마다 특성과 개성이 있고 그것이 특정한 차와 궁합이 잘 맞는 경우가 있어서, 몇몇 대표성을 띄는 소재의 다관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하생략

<</span>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년 10월호를 참조바랍니다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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