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4. ~12. 28. 16 아카이브 

16 아카이브에서 열린 이규호의 첫 개인전 《결함의 정원》은 완전함을 향한 기대와 예기치 않은 결과 사이에서 생성되는 도자의 풍경을 탐색한 전시이다. 작가는 정원을 가꾸듯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과 변화를 배제하지 않고, 결함으로 인식되기 쉬운 요소를 조형의 가능성으로 전환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샌드블라스트 중심의 기존 작업에서 벗어나, 철화상감을 통해 흐르는 선과 점의 이미지를 확장하며 도판 작업으로까지 전개했다. 가마 안에서 생성된 추상적 흔적과 빙결·텍스처 효과는 표면의 긴장감을 형성했고, 작품들은 개별성을 유지한 채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배치되었다. 이는 자연을 재현하기보다 물성과 과정이 드러나는 조형적 장면을 제시한다.

사진. 16 아카이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