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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1월호 | 전시리뷰 ]

키미 킴 위틀링 《UNBOUND》_2024.10.8.~11.23.
  • 이민희 기자
  • 등록 2024-12-06 10:30:51
  • 수정 2024-12-06 11: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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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8. ~11. 23. 아뜰리에 키마


희망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욕망


반세기도 훨씬 전에 처음 선보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모으며 명품의 상 징으로 자리 잡은 샤넬백은 더 이상 전세계 여성들이 사랑하는 패션 아이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문화 현상을 분석하거나 경제 상황을 설명할 때, 소비자심리지수를 이야기할 때도 샤넬백은 거론된다. 뉴욕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키미 킴 작가는 수백 개의 샤넬백을 갖고 있다. 작가가 직접 도자기로 만든 특별한 샤넬백이다. 작가에게 샤넬백은 예술이자 욕망이었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공부할 당시 작가 의 발걸음은 항상 런던의 샤넬 매장 앞에서 멈췄다. 샤넬의 아름다움에 항상 감탄했지만 학생 신분으로 사기에는 너무 비싼 ‘예술’이었고, 작가는 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직접 도자기로 샤넬백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작가의 첫 번째 욕망 시리즈가 탄생했다. 

지난달 열린 개인전에서 작가의 도자기 샤넬백들은 시각적 매력을 극대화하는 아틀리에 키마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갈증을 한층 더 깊게 전달했다. 진짜 가방처럼 보일 정도로 리얼함을 살리면서 그 표현과 장식은 훨씬 다채롭다. 수묵화 붓 터치를 해 한국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고, 번쩍이는 금빛을 입고 더없이 화려하기도 하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테러 희생자를 추도하는 의미로 프랑스 국기 색으로 스와로브스키를 넣기도 했다. 특히 공을 들인 것은 자개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자개의 입자가 얇아야 잘 붙고, 샤넬백 특유의 엠보 싱 형태가 살아나기 때문에 자개를 곱게 빻아 얇게 덧붙이는 과정을 일곱 번 반복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의 느낌에 따라 반짝임이 달라지는 영롱한 아름다움에 한국적인 미감을 담았다. 영국으로 건너가기 전 한국에서부터 섬유, 목공예, 금속공예, 판화, 옻칠,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한 만큼 가방 손잡이에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이질적인 소재들도 서로 조화롭게 어울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볼 수 없지만 찌그러지고 찢어지고 손잡이가 빠지기도 한 샤넬백을 만들기도 한다. 망가진 샤넬백은 질투와 경멸, 그리고 욕망에 대한 갈증을 표현한다. 



두 번째 욕망 시리즈인 레고는 예술에 대한 욕망을 표현한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레고 블록이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이 되면서 무한한 상상력과 창작의 본능을 가졌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게 한다. 작가의 레고 블록은 직접 모양을 만들고 쌓아 올리는 등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관객이 원하는 형태로 레고 블록을 쌓아 올리면서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고, 일상과 예술 사이의 간격을 좁혀 나간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람들에게 가장 친근한 동물인 강아지 의 형태로 표현되어 예술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자 했다. 작가의 레고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파스텔 톤의 색감과 하트와 폴카 도트 등의 무늬가 더해져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며 사람들을 위로한다. 

사진. 아뜰리에 키마 제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4년 11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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