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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0월호 | 도서 ]

『17세기 네덜란드 회화 속 차문화-욕망의 산물, 차와 도자기』
  • 편집부
  • 등록 2024-10-02 11: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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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말 유럽이 신항로를 개척하면서 개막된 대항해시대는 세계사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유럽은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의 상품들을 수입하거나 약탈했다. 특히 중국에서 탄생한 청화백자는 동서무역을 통해 최고의 부가가치 상품으로 부상했다. 가볍지만 내구성이 있으며, 매끈하고 은은한 표면, 그 위에 그려진 이국적인 문양의 도자기는 도기나 금속제 용기를 사용해 온 유럽인들을 매혹하기에 충분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17세기 동안 중국과 자기 생산국으로 급부상한 일본에서 도자기를 수입해 유럽에 공급했다. 유럽에서는 동경의 대상이자 신분의 상징이 된 동양의 도자기 수집과 감상은 상류층이라면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자리했다. 이는 곧 ‘시누아즈리chinoiserie’라는 문화 흐름을 만들었다.

17세기 네덜란드는 유럽 최초의 차 소비국으로 차문화 세계화의 첫 시작을 열었다. 도시의 중산층들은 동양의 차문화에 호감을 느끼면서 티타임을 통해 부유함과 이국적 취향을 과시 했다. 그들의 생활에 티타임이 자리하면서 다구와 도자기에도 매료된 네덜란드인들은 소비를 통해 물질적 풍요로움, 취향 등을 표현했다. 징더전景德鎭의 청화백자에 이어 장저우요漳州窯, 더화요德化窯, 자사호紫沙壺 등의 중국 도자기와 일본의 이마리도자기伊万里焼는 특히 차와 덧붙여지면서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자리했다. 도자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네덜란드에서도 동양 도자기의 대체품인 도기를 델프트Delft에서 직접 생산했다. 

이 책은 동양의 차와 도자기가 유럽으로 건너가 차문화를 형성하는 과정과 유럽에서 처음 차문화를 즐긴 네덜란드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당시 유럽 회화의 주류이면서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장르화와 정물화 등의 그림에 묘사된 차생활의 특성과 차도구 등을 통해 네덜란드의 차문화를 이해하고자 했다. 렘브란트, 니콜라스 마스, 마티아스 나이베우 등 유명 화가의 작품에 재현된 당시 차문화의 흔적을 찾았다. 이어서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차가 유행하는 과정에서 입맛과 생활관습에 맞게 형성된 티타임 문화, 티타임에 사용된 티캐틀tea kettle과 티포트tea pot, 설탕기sugar bowl, 티스푼tea spoon, 다식접시tea food dish 등 다구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차와 도자기는 일상생활의 문화이자, 세계적인 상품이다. 18세기로 들어서면서 차문화의 주도권은 영국으로 넘어갔고, 이후 영국에 의해 전 세계로 확산하였다. 하지만 차문화가 세계인의 음료로 정착한 저변에는 17세기 네덜란드가 자리하고 있다. 17세기 네덜란드는 유럽의 관점에서 동양의 차문화를 처음으로 자신들의 문화로 만들어 갔고,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새로운 차의 공간으로 확장시킨 가교였다. 이 책은 동양의 차문화가 어떻게 유럽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는지, 유럽인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주었는지 서양의 차문화 형성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 정은희 작가

정은희 지음 | 씨아이알 | 218쪽 | 1만 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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